2025. 3. 10. 04:19ㆍ디지컬 유산
1. 디지털 금고, 암호화폐의 특성상 상속이 어려운 이유
암호화폐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 다르게 중앙화된 관리 기관이 없는 탈중앙화 자산이다. 이는 즉, 사용자가 직접 관리해야 하며, 비밀번호(프라이빗 키)를 잃어버리면 누구도 복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은행 계좌나 주식 계좌는 법적 절차를 거쳐 상속이 가능하지만,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소유자의 프라이빗 키가 없으면 절대로 접근할 수 없다. 암호화폐를 지갑에 보관해둔 상태에서 사망하게 된다면, 가족들은 유산을 상속받을 방법이 없어진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비밀번호 분실로 인해 거액의 암호화폐를 영원히 잃어버린 사례가 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체 비트코인의 약 20%가 영구적으로 접근 불가능한 상태이며, 이는 수백억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즉, 암호화폐 상속을 대비하지 않으면 나의 자산이 사라질 위험이 매우 크다.
2. 가족이 암호화폐를 찾을 수 있을까? 현실적인 문제점들
가족이 암호화폐를 상속받으려면 몇 가지 중요한 요소를 알고 있어야 한다.
- 프라이빗 키 및 복구 문구(Seed Phrase): 프라이빗 키 또는 12~24개의 복구 문구가 없다면, 암호화폐에 접근할 수 없다.
- 지갑 종류 및 접근 방법: 소유자가 사용하던 **하드웨어 지갑(레저, 트레저 등), 소프트웨어 지갑(메타마스크, 트러스트 월렛 등)**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 거래소 계정 정보: 바이낸스, 업비트, 코인베이스와 같은 거래소를 사용했다면, 해당 계정의 로그인 정보가 필요하다. 하지만 암호화폐 거래소는 보안이 엄격하여, 가족이 접근하려면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경우,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자산을 철저히 보호하려고 정보 공유를 꺼린다. 이 때문에 가족이 자산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가령, 2018년 캐나다의 암호화폐 거래소 ‘쿼드리가(QuadrigaCX)’의 CEO 제럴드 코튼이 사망하면서, 약 2억 5천만 달러(한화 약 3,300억 원)의 고객 자산이 영원히 잠겼다. 그가 개인적으로 암호화폐 키를 보관하고 있었으며, 아무도 접근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3. 암호화폐 상속을 위한 필수 대비책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미리 상속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 비밀번호 및 프라이빗 키 백업: 종이에 적어 금고에 보관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변호사나 가족에게 일정한 정보(복구 문구의 일부 등)를 맡기는 방법이 있다.
- 암호화폐 상속 서비스 활용: 현재 여러 금융 기관과 법률 회사에서 암호화폐를 안전하게 상속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카사(Casa)’의 계정 복구 서비스나, ‘인헤리트(Inheriti)’ 같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상속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다.
- 법적 유언장 작성: 암호화폐를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법적으로 상속할 수 있도록 공증된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국가에서는 암호화폐를 유산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상속 계획을 세울 때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 다중 서명(Multi-signature) 지갑 사용: 다중 서명 지갑을 활용하면, 특정 조건(예: 가족과 변호사의 공동 승인이 필요함) 충족 시 암호화폐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이는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상속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4. 암호화폐 상속 문제, 앞으로 어떻게 해결될까?
현재 암호화폐의 보급이 확산됨에 따라, 각국 정부와 법률 기관은 디지털 자산 상속을 위한 새로운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2020년 ‘리비전드 유니폼 파괴된 재산법(Revised Uniform Fiduciary Access to Digital Assets Act, RUFADAA)’이 도입되었으며, 이는 법적 대리인이 디지털 자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한국에서도 암호화폐를 포함한 디지털 자산의 법적 보호 및 상속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는 암호화폐 상속 관련 법률이 미비하며, 상속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롭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들은 개인적으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미래에는 암호화폐 상속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적·기술적 해결책이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자동 상속 시스템이 등장할 수도 있으며, 암호화폐 지갑 업체들이 더욱 효율적인 상속 기능을 제공할 수도 있다.
결론: 암호화폐 상속, 미리 준비해야 한다
암호화폐는 기존 자산과 달리 중앙 기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비밀번호와 프라이빗 키를 남기지 않으면 상속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투자자는 비밀번호 백업, 다중 서명 지갑 활용, 법적 유언장 작성, 암호화폐 상속 서비스 이용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현재 암호화폐 상속에 대한 법적 환경이 완전히 정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수적이다. 준비하지 않으면 수억 원, 수십억 원 상당의 자산이 사라질 수도 있다. 이제는 디지털 자산도 철저하게 상속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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